가짜나 모조품을 이르는 이른바 ‘짝퉁’으로 악명 높은 중국에서 가짜 유물로 가득한 사설 박물관이 발각되었다. 문제가 된 지바오자이(冀宝斋)박물관은 3년 전 허베이성 지저우시(冀州市) 얼푸촌(二铺村)에 건립된 공사비만 5천4백만위안(98억4천만원)이 투입된 12개 전시관을 갖춘 민간 최대 박물관이었지만, 소장품 대부분이 가짜로 가격이 적게는 1점당 최소 1~2백위안(1만8천~3만7천원)에서 최고 2천위안(37만원) 사이 정도인 모조품이라고 밝혀져1 더욱 논란이 되었다. 중국 국립 자연과학 연구기관인 '중국과학원'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유명 박물관들에 전시 중인 고대 인류화석과 해상 파충류 화석들의 80% 이상이 인위적으로 제작된 가짜 화석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2


허베이성 지저우시(冀州市) 얼푸촌(二铺村)에 위치한 지바오자이(冀宝斋)박물관
이미지출처 : http://onbao.com/
 

이런 짝퉁 박물관은 중국만의 일은 아니다. 2004년 문을 충남 공주의 사설 박물관인 J자연사박물관은 진귀한 전시품이 많다고 소문나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으나 국립공주박물관의 감정 결과, 도자기 184점 중 진품은 31점뿐으로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는 벼룩시장 등에서 구입한 싸구려 도자기이며 함께 전시된 고가의 보석들도 가짜 원석임이 들어났다.
위의 사례들은 모조품을 진품인 것처럼 속이고 관람객에게 입장료를 받아 부당한 이익을 챙긴 형사 처분이 가능한 불법행위에 해당되지만 박물관내 모조품 전시가 모두다 불법은 아니다. 해당 전시물이 진품이 아닌 모조품임을 명기한 전시는 불법행위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1 참고 : http://onbao.com
참고 : http://news.hankooki.com/
참고 : http://news.khan.co.kr/







지난 7월 30일 문화재청은 올해 10월 29일부터 내년 23일까지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열리는 <황금의 나라, 신라(Silla, Korea's Golden Kingdom)展> 전시를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이 반출을 의뢰한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비롯한 국보 3점의 해외 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이미지 출처 : Virtual Collection of Masterpieces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지정문화재가 훼손우려와 안전 확보 등에 대해 충분한 검토 없이 다량으로 장기간 국외 반출되는 상황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었고, 복제품으로 대체하여 반출하자는 의견이 제시되었지만 복제품 전시를 전면 금지하는 원칙을 고수하는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는 해당되지 않았다. 며칠 후, 포장 및 운송과정에서 전시품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취하겠다는 국립중앙박물관과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의 간곡한 재요청에 문화재청은 결국 당초 결정을 뒤집고 허가를 결정했다.
이번 사건으로 문화재청은 문화재의 국외 반출과 관련된 논란을 제도적으로 없애기 위해 '공인 전시복제품 제도'(가칭)를 도입해 '공인복제품'의 제작 대상 문화재 선정과 세부 제작기준, 복제품 품질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법령과 규정을 제정해 운영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보존 가치가 높은 초(超)국보급 문화재는 국가가 직접 공인된 복제품을 제작,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유명 문화재 및 예술작품의 복제 전시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유명 예술작품과 문화재가 많은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은  ‘공인 복제품’ 제도를 두어 공인 기관에서 원작을 복제한 유물로 국외 전시를 대체하고 있다. 최상의 본존 상태를 위해 복원작업에 들어간 유물들도 복제품으로 대체 전시되기도 한다.
 

자국 문화재의 보호차원에서 자의로 복제품을 전시 하는 경우도 많지만 자국에 부재(不在)한 유물을 대신해 모조품을 전시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영국 대영박물관 같은 일부 유럽 국가 박물관에는 과거 제국주의 시절 약소국을 침략해 약탈한 수많은 문화재의 실물이 전시되고 정작 유물의 본고장인 이집트나 페루, 중국 등 피해 국가에서는 복제품이 전시되고 있는 안타까운 경우가 상당수다. 이태리의 천재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 유명한 ‘모나리자’도 이태리가 아닌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있다는 사실은 예술에 문외한인 사람도 아는 사실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직지심체요절
이미지출처 : http://www.asiatoday.co.kr
 

반복되는 외세 침탈의 굴곡 많은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의 유물들도 해외에 소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도 그중 하나다. 2005년 청주에서 격년으로 개최되는 ‘청주직지축제’ 관계자들은 직지심체요절의 원본 전시를 위해 이를 소유하고 있는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에 대여를 요청했으나 해당 도서관의 부관장은 "직지를 빌려달라는 것은 루브르 미술관에서 모나리자를 빌려달라는 것과 같습니다. 한국에서 전시는 어렵습니다."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를 만들어낸 민족의 후손들은 이억 만리 타국에 잠들어 있는 자랑스러운 문화재의 의미만을 기리며 빈 껍데기 뿐인 축제를 반복하고 있는 서글픈 현실이다.

최근 중국과 프랑스 사이의 문화재 반환 문제가 외교 분쟁으로까지 번지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유물은 제작되거나 출토된 장소에서 전시되어야 그 진가가 발휘되며 그래야 관람하는 이에게도 가장 의미 있고 바람직함은 당연하다. 또한 유물이 자국의 역사와 자긍심에 가깝게 맞닿아 있을 경우 그 유물의 소유권이 타국에 가 있다는 것은 국민의 자존심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된 대영박물관이나 루브르 박물관의 경우 일단 해외 문화재를 반환하는 선례가 발생하면 줄줄이 들어오는 각국의 반환 요청에 전시물이 반 이상 줄어들고 결국 박물관을 닫게 되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아무리 정교하게 제작된 복제품이라도 실제 유물이 전해주는 감흥 대신할 수 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보유하고 있지 않은 유물의 대체 전시, 혹은 훼손 상태가 심해 전시할 만큼의 보존 처리가 불가능한 문화재를 실물에 가깝게 복원해 감상할 수 있게 하거나 실제 문화재의 보존을 위해 복제품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은 모두를 위한 선(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4 참고 : http://www.idomin.com/







 


화성시에서 공개한 3D프린터로 복제한 공룡 화석
이미지출처 : http://news.sbs.co.kr/

지난달 경기도 화성시는 최근 5억원의 예산을 들여 3D 스캐너와 프린터 등 장비를 구입하고 공룡화석 690여개를 복제할 계획임을 보도했다. 기존에 사용되던 복제를 위한 주물 방식과 비교하면 제작 단가와 기간이 획기적으로 절약되며 원본의 훼손도 최소화 할 수 있는 3D 복원 방식은 문화재 복제 시장의 환영을 받고 있다. 아직까지는 교육과 연구 등에 활용되는 첫 사례가 보고된 것에 불과한 걸음마 수준이지만 저가 3D 프린터가 빠른 속도로 보급되어 보편화되고 있는 요즘 이런 기술이 가짜 유물을 만드는데 악용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어 앞으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제도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올해 사상 초유의 전력난으로 많은 사람들이 무더운 여름을 힘겹게 보냈다. 이러한 상황을 있게 한 결정적 원인은 바로 원전 부품 검증서 위조로 영광 5·6호기 등 원전 2기 가동을 중단한 사건이다. 최근 짝퉁의 생산은 유명 브랜드의 옷과 가방 등에 그치지 않고 자동차 부품 등 안전과 직결되는 제품에 까지 번져서 여러 가지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민간 교육과 홍보를 통해 위조 상품을 근절시키기 위해 진품과 가품을 나란히 전시하는 위조 상품 전시가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위조상품 유통근절 캠페인 행사장에 설치된 정품 VS 짝퉁 비교 전시 현장
이미지 출처 :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의 위조상품 유통근절 캠페인 공식 블로그 http://blog.naver.com/kipracafe




KOTRA와 특허청이 함께 진행한 중국 모조품 비교 전시회
이미지출처 : http://blog.naver.com/kimglobal




관세청 위조상품 비교전시회 포스터
이미지출처 : https://www.facebook.com/ftacustoms
 
 


국제상표연맹(INTA) 연례회의장에 설치된 모조품 전시
이미지출처 : http://www.inta.org
 

프랑스에는 위조상품만 전문으로 전시하는 이색 박물관도 있다. ‘위조품 박물관(Musée de la Contrefaçon)’은 1951년 산업예술 소유권을 보호하고 위조를 반대하는 제조업자 협회(Union des Fabricants)에 의해 처음 설립되었다. 갈수록 정교해지는 위조품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한편 진품과 위조품을 함께 전시해 관람객에게 구별하는 요령도 알려주고 있다. 현재 35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위조품들을 소장하고 있으며 계속해서 그 규모와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고 한다.5 
 

 
프랑스의 위조품 박물과 모습
이미지출처 : http://fr.academic.ru/

출처 : 네이버 기관단체사전

 
 
 


 


Plagiarius Competition 상패
이미지 출처 : http://plagiarius.de
 

독일에는 ‘플라기아리우스 어워드(Plagiarius Competition)’라는 독특한 디자인 어워드가 있다. 시상식 명칭 plagiarius는 유괴범(kidnapper)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표절을 뜻하는 영어 ‘plagiarism’의 어원이며 이는 다른 사람의 지적 성과를 무단 사용하는 행위는 남의 아이를 납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본다는 의미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이 시상식의 심사기준은 제품 개발비와 홍보비용을 가로챈 공로, 오리지널과 유사한 저질, 저가의 재료 사용 여부, 저개발국 노동력의 활용 여부 등으로 이른바 ‘가장 잘 베낀‘, 타인의 지식재산권을 명백히 침해한 비양심적인 제품에 수여하는 불명예상이다.6  2009년부터 매년 수상작을 발표하고 있는데 역대 수상작을 살펴보면 제품의 외형은 물론 패키지까지 그 유사도가 정말 놀라운 수준이다. 최초 수상식은 단 한명의 기자만이 참여한 가운데 이루어졌지만 점차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게 되면서 현재는 공식 심사위원단도 구성하고 매년 푸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소비재 박람회 ‘Ambiente’에서 시상식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2012년 수상작
이미지 출처 : http://plagiarius.de
 


2013년 수상작
이미지 출처 : http://plagiarius.de
 

이 시상식을 운영하는 Action Plagiarius 라는 기관은 ‘Museum Plagiarius’ 이라는 전용 박물관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는 프라기아리우스 어워드의 수상작들을 비롯해 후보로 지목된 300여개의 모방제품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관 큐레이터이자 Action Plagiarius의 운영위원인 크리스틴 라크루아(Christine Lacroix)는 디자인회사를 대상으로 디자인권 보호를 위한 법률자문 및 표절방지 워크샵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7 


Museum Plagiarius 모습
이미지 출처 : http://plagiarius.de

참고 :  월간디자인 ‘디자인 관련법, 피하지 말고 알아야 한다’
참고 : http://blog.naver.com/inerseo







이러한 시상식이나 전시만으로 복제품의 생산을 근절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개인과 기업, 나아가 국가의 경제와 안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복제품의 폐해를 널리 알리는 꾸준한 교육과 캠페인은 우리의 소중한 지식재산을 보호해주는 울타리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점차 전시물의 분야와 종류가 다양해지고 복제기술이 교묘해져서 보는 이의 흥미를 자극하는 근간 복제품 전시회의 추세에 역행하여, 복제품 전시를 하고 싶어도 전시물이 부족해 전시가 힘든 날이 하루 빨리 오길 바란다.




 

글 / 디자인맵 편집부

출처 : ⓒKI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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