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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디자인/상표 소식

기계에 생명을 불어넣다 - 오토매틱 시계, 시계 특허, 롤렉스, 존 하우드, 무브먼트, 필립 파텍, 아 랑에 운트 죄네

 

 

 




어느 집이 ‘원조’, ‘처음’이냐를 두고 싸우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모두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오토매틱 무브먼트 손목시계를 제작한 최초가 누구냐를 두고 벌어진 유명 시계 브랜드 롤렉스와 존 하우드 간의 분쟁사건을 보면 말이다.

많은 사람들은 최초의 오토매틱 손목시계가 1931년 롤렉스(Rolex)가 생산한 'Oyster Perpetual'라고 알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롤렉스는 관련 특허를 1933년 3월에 등록했으나 영국의 시계 제작자 존 하우드(John Harwood)는 이미 1922년에 오토매틱 와인딩의 손목시계 프로토 타입을 완성하였고 롤렉스에 비해 무려 11년 전인 1924년 9월부터 관련 특허를 가지고 있었다. 롤렉스는 1937년 광고에서 자사의 'Rotor'가 1931년 오토매틱 와인딩 구조로는 최초로 특허를 받았다고 명시하기도 하였는데 이에 대해 존 하우드는 수많은 분쟁 끝에 1956년에서야 롤렉스로부터 사과를 받을 수 있었다.








이후 롤렉스는 데일리 익스프레스에 오토매틱 첫 발명자는 존 하우드라는 사실을 알리는 사진 한 장과 사과문을 게재하였다.



롤렉스는 신분상승의 상징이자 예물시계로도 유명한, 누구나 알고 있는 고가의 명품 시계 브랜드로 20세기 시계 제조 기술 진보의 역사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과연 이 오토매틱 시계는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시계와는 어떻게 다르며 그를 둘러싼 기술은 어떤 것이기에 롤렉스가 원조의 자리를 두고 자존심을 걸고 싸우다 결국 개인이 보유한 특허기술에 밀려 굴욕을 당하게 됐을까?





최근 거리를 나가보면 여자 못지않게 패션 소품 하나하나에 세세하게 신경을 쓴 멋쟁이 남성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여자들에게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과 같은 고가 명품브랜드의 핸드백이 로망이자 가장 갖고 싶은 패션 소품 중 하나라면, 남성들에게는 고급 시계가 그들만의 패션 로망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남성들은 보편적으로 기계장치에 대한 로망이 있다. 시계는 정교하고 섬세한 기계장치인 동시에 예술적인 아름다움까지 갖추고 있다. 또한 남자들이 필요이상의 시선을 끌지 않고도 착용 가능한 몇 안 되는 액세서리이자 자신의 지위와 경제력을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매개체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남자들이 정교한 장치의 고급 시계에 열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시계 본연의 기능에 집중한다면 정확한 시간을 전달하는 것이 유일한 존재의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위치에 따라 해당 지역 시간을 실시간으로 전달해주는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요즘 단지 시간의 정확함만을 위해서라면 시계 자체의 존재 이유가 없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기계식 시계를 고집하고 있고 이에 수많은 매뉴팩쳐1의 시계 장인들은 지금도 더 아름다우며 1분 1초의 오차도 없이 정확한 보다 완벽한 시계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 시계 조립공장을 의미한다. 영어 매뉴팩처는 일반적인 공장(Factory)과는 다르다. 수작업이 이루어지는 작업장이란 뜻에 손을 뜻하는 매뉴(Manu)가 붙은 것. 전통적인 시계 산업에서는 오트 오를로제르(Haute Horlogerie)라고 불리는 시계 장인이 수작업으로 시계를 만들어왔다.





사람이 직접 태엽을 감아주는 기계식 시계는 전자식 시계가 등장하기 훨씬 이전부터 사용되어왔다.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기 위해 이 작은 기계 안에는 정교하고 섬세한 부품들이 집합되어 있다. 무브먼트라고 부르는 이 미세한 부품들의 조합은 기계식 시계의 심장이라고도 불린다. 기계식 시계에서 메인스프링2을 통해 동력이 발생하면 이와 맞물린 톱니바퀴들이 돌아가면서 시계가 움직이게 된다. 작은 케이스 안에 오밀조밀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수백 개의 톱니바퀴와 부품들이 정교하게 짜여진 질서 속에서 하나라도 흐트러진다면 시계는 움직이지 않는다.

기계식 시계는 크라운3을 돌려서 태엽을 감아주어야 하는데 무브먼트에 동력을 제공해주는 이 행위를 ‘시계 밥을 준다’ 라고도 한다. 기계식 시계 중 이러한 가장 기본적인 방식을 매뉴얼 무브먼트라고 한다. 오토매틱 무브먼트와 매뉴얼 무브먼트의 차이점은 바로 이 시계에 밥을 주는 동력 제공의 방식에 있다.

오토매틱 시계는 배럴(Barrel)4과 연결되어 태엽을 감는 역할을 하는 오실레이팅 웨이트(oscillating weight)5가 있어 걸어다닐 때 팔의 움직임, 사람의 손목 운동만으로도 메인 스프링을 감을 수 있도록 설계된 시계이다. 따라서 매일 착용하기만 한다면 따로 크라운을 돌려 감아줄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움직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면 동력이 제공되지 않아 멈추게 된다. 이 점에서 우리는 이 시계가 차가운 심장을 가진 생명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메인스트링은 신축성이 있는 긴 금속을 소용돌이 모양으로 감은 용수철 같은 태엽이다. 15세기부터 기계식 시계에 사용했으며 최대한 감아 그 회전력을 이용하여 시계를 움직인다.
태엽을 감는 꼭지. 주로 시계의 3시 방향 오른쪽 부분에 붙어 있으며 용두(龍頭)라고도 한다.
태엽통. 메인스프링이 튕겨 나가지 않고 계속 진동할 수 있도록 고정해주는 넓고 얇은 원기둥 모양의 드럼. 메인스프링에서 발생하는 동력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오토매틱 와인딩 무브먼트에 장착하는 반달 모양의 회전추. 스틸, 골드, 세라믹, 티타늄 등 다양한 소재로 제작하고 브랜드의 로고와 코트 드 제네브 등 여러 가지 디자인과 화려한 장식을 더한다.





최초의 오토매틱 무브먼트는 1700년대 말 스위스 시계 제작자 아브라함 루이 페렐레(Abraham Louis Perrelet)가 발명했다. 이후 1780년 즈음에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Abraham Louis Breguet)에 의해 좀 더 정교해진 ‘Perpetuelle'라는 회중시계가 등장했지만 1800년대까지 생산을 계속하지는 못했다.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는 회중시계의 특성상 사람의 움직임이 시계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였고 이 때문에 오토매틱 방식의 장점인 자동 동력제공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고자 이 작동방식을 손목시계에 최초로 적용한 사람이 바로 앞서 롤렉스와의 소송건에서 언급되었던 영국의 시계 제작자 존 하우드다.



존 하우드가 제작한 오토매틱 손목시계의 오실레이팅 웨이트는 130° 회전 가능했는데, 이러한 회전 범위의 한계는 착용자가 걸을 때 팔의 움직임을 앞뒤로만 움직일 경우 자체 동력 생산이 충분치 않아 결국 멈추게 된다는 문제를 자주 일으켰다. 이 당시 대부분의 오실레이팅 웨이트는 한 방향으로 돌 때에만 태엽을 감을 수 있는 매우 비효율적인 구조였다.

오토매틱 시계는 1930년과 1960년 사이에 큰 성장을 하는데 이 때 롤렉스는 360° 회전이 가능한 장치를 선보이고 1933년 자사의 이 방식이 적용된 Perpetual6 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받는다. 1940년 후반에 들어 Eterna사가 양방향 모두 태엽을 감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이는 시계 산업에 보편적으로 쓰이는 무브먼트가 되었다.

(오래 동안) 끊임없이 계속되는





오토매틱 시계를 살펴보면 종종 엄청난 가격에 놀라게 된다. 일반인들에게는 그저 꿈의 시계일 수밖에 없는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의 제품이지만 시계마다에 투여되는 장인들의 땀과 노력을 고려한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시계라기보다 오히려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보면 될까. 가격에 한번 놀라고 제품의 정교함에 두 번 놀라게 되는 오토매틱 시계 전문 브랜드를 소개한다.






1851년 에드와르 드 파텍과 시계 제작자인 장 안드리안 필립이 공동으로 창업한 회사이다. 수많은 역사와 수상경력, 그리고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세계 기계식 시계 브랜드 중 최고로 손꼽히는 브랜드이다. 소량 생산해 희귀한데다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싸서 차고 싶어도 아무나 찰 수 없는 시계, 보고 싶어도 아무나 볼 수 없는 시계로 유명하다. 구매자도 시계의 예술적 가치를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회사가 직접 엄선한다. 바쉐론 콘스탄틴, 오데마 피게와 함께 세계 3대 시계업체로 통한다.







1755년 시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가로 손꼽히는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가 파리 시테에 세운 시계회사이다. 1780년 페추얼이라 부르는 2개의 배럴과 로터를 가진 셀프 와인딩 시계 개발을 시작으로 1795년에는 중력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시간의 오차를 줄이는 뚜르비옹(Tourbillion)7을, 그 후에도 충격 흡수 장치인 파라슈트(Para-chute), 윤달을 반영하지 못해 생기는 오차를 보완해주는 장치인 퍼페추얼 시계 등 다양한 시계를 개발했다.

오토매틱 무브먼트 시계에 중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시간 오차를 보정하는 장치. 1분마다 일정하게 회전해 손목의 움직임이나 위치에 관계없이 중력의 영향을 균일하게 받도록 설계됐다.









1845년 독일 시계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지역인 글라슈테에서 페르디난트 아돌프 랑게가 창립한 회사. 무브먼트의 기획, 생산, 조립은 모두 회사 내에서 이루어지며 모든 무브먼트는 자체제작을 통해 조달된다. 밸런스 스프링 제작에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다. 2000년 스위스 최고 시계 그룹인 리치몬드 소속의 회사로 스위스 회사에 포함되었지만 랑게 운트 죄네는 독일 시계 역사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다.





손목의 움직임으로 오실레이팅 웨이트를 돌려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독특한 작동방식으로 조그만 생명을 돌보는 듯한 즐거움을 주기도 하는 오토매틱 시계. 혹자는 사치스런 취미라고 할 수 있는 악세서리의 하나일 뿐이지만 40mm 안팎의 케이스 안에 수백개에 이르는 부품이 하나의 질서 속에서 조화롭게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작은 소우주가 담긴 느낌마저 준다. 기술과 인간의 장인정신이 함께 빚어낸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한 오토매틱 시계. 현실에서 모두의 것이긴 힘들지만 그래도 모두가 소유를 꿈꿀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물품이 아닐까.
 


글 / 디자인맵 편집부

 출처 : ⓒKI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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